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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9 | 조회수 : 412

책과 함께 성장하는 우리 ,함께 주고 받는 좋은 영향력 (이현희 선생님)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1d840007.bmp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50pixel, 세로 372pixel
 
 
40대를 맞이하며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
 
 
15년 동안 잘 다니던 공무원을 그만두고 전문상담교사가 되고 싶어 교육대학원에 진학한 나의 도전은 생각보다 나의 일상을 많이 즐거운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오랜만에 하는 공부와 수십 년이 훨씬 지나 다시 보는 중간고사도, 20~30대 친구들과 함께 해보는 팀 과제도 나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그 중 요즘 나의 일상에 찾아온 가장 신선하고 즐거운 일상의 변화는
서울동행을 통해 시작 한 교육 봉사활동이다.
 
 
물론 교육 봉사의 시작은 교원자격증 취득을 위한 요건인 60시간의 교육 봉사 실적을 위해서였다. 봉사는 자발성이 가장 중요한 항목인데 목적이 있었던 자발성이었지만 난 교육 봉사를 통해 만나는 친구들에게 정말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예비교사이고 싶은 진정성을 가지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봉사 활동을 신청하는 데에 신중을 기했다.
 
서울동행을 통해 신청할 수 있는 봉사 프로그램은 정말 다양했고, 무엇보다도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봉사 활동의 틀이 아니라 나의 역량에 맞는 활동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제시되고 있어 교육 봉사를 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져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의미의 활동이 아니라고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봉사 활동을 시작하기 전 동행학개론과 동행실천론 교육을 미리 받아볼 수 있도록 제공되고 있어 봉사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특히, 줌으로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동행 인문학 교육은 생각보다도 더욱 알차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동행인문학 교육을 들으며 자기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시간으로 느껴졌고 나에게 큰 영향력을 준 멘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에는 조금 이상할 수 있지만 10살 딸 아이가 나에게는 큰 영향력을 준 멘토의 느낌이라고 발표해보기도 했다. 40대라는 나이는 변화보다는 일상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어울리는 나이지만, 난 평범하게 보내왔던 20대보다도 더 많은 도전과 변화를 시도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것은 하고 싶은 것이 많고 도전하는 것에 스스럼이 없는 딸 아이에게서 자극을 받은 부분이 크다.
 
 
자녀를 키운다는 건 결국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기도 하다.
 
 
교육 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서도 딸 아이와 함께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고 그렇게 내가 신청하게 된 봉사 활동은 초등학교 돌봄교실 친구들에게 낭독 봉사를 통해 독서 지도를 해주는 봉사 활동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 아이는 책을 참 좋아하고, 나 또한 책을 좋아하기에 우린 평소에도 도서관데이트를 즐겨 하고 있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었는데 엄마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감정의 소통과 글이 주는 힘이 만나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이런 나에게 초등학교 친구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낭독 봉사는 내가 가진 역량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력이 많이 줄 수 있으리라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더욱이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하여 보육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 아동의 발달 단계와 발달 과업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있고 교육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초등학교에서 기초협력강사로 근무하며 교실 안에서 아이들과 호흡하며 소통의 힘을 경험했기에 이번 봉사 활동은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돌봄교실에서 친구들을 만난 9,
내가 읽어 준 책은 달 케이크, 뭐든지 할 수 있어, 벽 너머 3권의 책이었다.
 
 
책을 읽어주며 아이들과 눈 맞춤을 자주 하는데 이 때 느껴지는 교감은 나에게 짜릿한 시간이기도 하다. 분명 처음에는 스스로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고 했지만 귀를 쫑긋하고 눈을 떼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의 변화를 느끼며 뿌듯하기도 했다.
 
 
난 참 말이 많은 이야기 선생님이다.
책을 읽어주며 아이들에게 계속 묻는다.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기도, 지금 주인공의 기분은 어떨지,
오늘 골라 온 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지,
책 이야기를 듣고 느껴지는 기분은 어떤지,
다음에는 선생님이 어떤 책을 골라올지까지 등등
 

아이들이 충분히 마음껏 상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귀를 열고 있다. 생각을 표현하거나 발표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에게는 천천히 다가갔다. 점점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며 작은 목소리를 담기 위해 얼굴을 좀 더 가까이하고 귀를 마주 대기도 했다.
 
 
처음 만난 선생님에 대한 호기심 반, 읽어주는 책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 반 우리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11월이 된 지금은 그 만남이 아이들에게 기다림으로 자리 잡아 이야기 선생님 오는 시간을 기다린다는 얘기를 전해 들으며 기분 좋게 봉사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그렇게 시간을 함께해오며 아이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선생님, 다음에는 어떤 책이예요?’라는 물음이다.
 
 
그래서 난 돌봄교실에 가기 전 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읽어 줄 책을 고르는 그 시간이 참 좋다. 어떤 날은 마음 이야기에 관련된 책들을 꼽아 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동물들이 등장하는 이야기 책을 골라보기도 한다. 계절에 관련된 책들이나 가족에 관련된 책들처럼 테마가 있는 책을 골라보며 아이들과 나눠 볼 이야기도 생각해본다. 지난주에는 특별히 딸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빌려 수수께끼와 속담 책을 챙겨가서 퀴즈 시간을 가져보았는데 역시 아이들이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여 준 시간이었다. 모든 아이들이 한 번씩은 다 맞춰볼 수 있도록 진행하였고 그렇게 수줍음이 제일 많은 친구까지 손을 들어 정답을 속삭여 주며 기분 좋은 시간이 마무리되었다.
 
 
역시 아이를 통해 어른이 함께 성장한다고 느끼는 건 아이들과 나눠 볼 이야기를 생각해보고 질문을 던지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상상력이 넘치는 답변을 듣게 되는 시간들이 많아지고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은 나에게도 통찰의 시간으로 다가와 울림을 준다.
 
 
내가 묻는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아이들의 대답이 저마다의 정답이 되고 
난 그저 그런 아이들에게 정말 잘하고 있다는 격려를 아낌없이 해준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가 가진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마음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봉사활동이 나와 아이들 서로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고 있음을 느끼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서로에게 남기를 바란다. 더불어 책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그 힘이 어떤 어려움이나 위기가 찾아왔을 때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22년 서울동행 공모전 이현희님의 [우수상]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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