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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스케치

2021-12-24 | 조회수 : 1142

소리 없는 아우성 동행! (송미화 선생님)




소리 없는 아우성 동행! (송미화 선생님)


작품 설명 :  코로나19는 2021년도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2021년 1학기 동행을 마무리할 무렵 멘토 1명이 코로나 확진을 받게 되었습니다. 초비상사태가 발생하였고, 살얼음판을 걷는 2주를 보냈습니다. 매일 학생과 학부모의 안전을 확인하며, 기도한 결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지만 2학기가 시작되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동행의 긍정적 효과를 잘 알고 있고, with Corona가 필요한 시점임을 알았기에 용기를 내서 2학기 동행을 시작했습니다. 1학기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 2배로 애썼기 때문에 무탈하게 진행하고 있고, 소리 없는 아우성 동행을 참 잘했구나 하는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 제  목 : 소리 없는 아우성 동행!

■ 내  용

 올해도 코로나19는 여전히 활동 중입니다. 소리도, 냄새도, 모양도 없지만 우리 곁에 늘 있는 공기처럼 일상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날 갑자기 내린 소나기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긴 장마 같은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시들어가는 꽃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고개를 들고 자신만의 꽃을 피울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동행은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화답합니다.
 코로나19 그대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대가 있어 동행도 잠시 뒷걸음질 쳤지만 함께 했다네.
 코로나19 그대는 언제 떠날 것인가?
 그대가 떠날 때까지 동행의 소리 없는 아우성은 지칠 줄 모른다네.

2021년도도 여전히 코로나19는 우리 삶에 존재했고, 그 존재의 실상을 모른 체 답답한 현실 속에서 동행도 발맞추어갔습니다. 2021년 7월 말경 동행의 기차가 도착지점에 얼마 남지 않았을 때 확진자 수는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서 점점 늘어났습니다. 저희 학교도 예외 없이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사랑과 열정, 배려로 아이들의 지친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었던 멘토 한 분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습니다. 동행 담당자로서 멘붕 상태였습니다. 우리 학교는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안전불감증 때문이었을까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고, 혹시 멘티나 멘티 가족들에게 또 학교에 동행을 계기로 코로나19 확진이 되면 어떻게 할까? 등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멘토의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피를 말렸습니다. 다음날 이른 아침 멘토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숨죽이며 멘토가 말하더라고요. 
 “선생님, 저 확진 되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어요. 죄송합니다. 멘토링 활동은 ......” 
한 동안 멘토와 저는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네, 선생님......” 
정신이 혼미해졌고, 멘티들이 걱정되어 멘티들을 다 불러 모아서 건강상태를 확인하였습니다. 다행히 정상 체온이었고, 특이 증상은 없었습니다. 수업을 받았던 한 멘티의 어머니는 최근에 간이식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극도로 위험한 상태여서 저는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몇 주를 보냈습니다. 매일매일 멘티를 만나 체온을 재고, 가족들의 근황을 살피는 등 최선을 다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기를 바라는 기도를 매일 하였습니다. 그렇게 3주를 보내면서 코로나19를 온몸으로 느끼며 1학기 동행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그때의 초조함과 불안감 때문에 2021년 2학기가 시작되면서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코로나19로 지속된 학습결손과 정서적 교류의 차단,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더해줄 방과후 활동이 사라지면서 무기력하고, 넘쳐나는 시간들로 힘들어 하는 학생들,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성장할 기회를 기다리는 멘토들......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동행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동행의 소리 없는 아우성 때문이었습니다. 고랑물이 고이면 썩고 악취가 나듯 with Corona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물러서는 것은 그 동안 함께 성장했던 동행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려울 때도, 기쁠 때도 함께 하는 것이 동생이고 형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하는 것보다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with Corona에 동행 담당자로서 앞장서고 싶은 마음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1학기를 경험삼아 조금 더 안전하게 2학기 동행을 운영하기 위해 예산은 간식보다 교재 구입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간식 타임이 줄면서 학습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2학기 멘토링의 목표는 멘티들의 성적 향상이었습니다. 학습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담당교사와 멘토들이 논의를 하였고, 그 결과 학습계획을 꼼꼼하게 짜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멘토와 멘티를 1:1로 매칭하고, 멘토와 멘티가 꼼꼼하고 신중하게 학습계획을 짰습니다. 1~2회 동안 멘토와 멘티가 머리를 맞대고 한 학기 계획을 짜는 것이 다소 번거로울 수 있지만 어렵게 얻은 기회인만큼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보자는 소리 없는 아우성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여전히 학교는 코로나19로부터 몸을 사리고 있었기 때문에 2학기에도 기대했던 방과후 학습 및 활동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학습에 대한 열정이 오를 대로 오른 중학교 3학년을 비롯한 열정파 동행 멘티들의 욕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꿈틀거렸고, 그 욕구는 코로나19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걱정과 안심에 대해 반신반의 하면서 시작했고, 지금 현재까지 동행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전차처럼 밀어붙이는 동행기관의 추진력과 마음과 뜻을 모아 한 걸음씩 성장하는 멘토들의 언니 같은, 오빠 같은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언니, 오빠를 믿고 따르는 멘티, 코로나19도 접근할 수 없는 사춘기 학생들의 당당함, 멘토링 활동에 대한 믿음과 열정 가득한 담당교사가 함께 하모니를 이루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공기처럼 소중한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함께 이겨나갈 때 외롭지 않고, 해쳐나갈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갈대 하나는 잘 꺾이지만 갈대 묶음은 잘 꺾이지 않듯 동행도 그런 단단함으로 우리 곁에 오래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2021학년도도 함께 해주신 동행 담당기관, 담당교사, 멘토, 멘티,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2021년 <'잊고'살기보다 '잇고'살았던 동행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서울동행 활동후기 공모전 수상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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