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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4 | 조회수 : 2170

동행프로젝트로 키다리 아저씨 같은 형을 만났어요! (서울오봉초 한승희 선생님)


  



동행프로젝트로 키다리 아저씨 같은 형을 만났어요! (서울오봉초 한승희 선생님)



금요일 12시55분에 문이 슬며시 열리고 태수(가명)가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물어봅니다.

“선생님 오셨나요?”

“지금 오고 계시대~ 학교 앞에서 들어오는 중이라고 한다. 들어오렴.” 하면 들어와 얌전히 앉아서 기다립니다.

 

곧 대학생 형이 들어와서 반갑게 인사합니다. 대학생 형은 다정하게 태수와 대화하며,

“태수야 오늘 뭐 할까? 문제 풀까? 아님 운동할까?”

태수는 “운동하고 싶어요.”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줄넘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태수와 넓은 체육관에서 단 둘이 줄넘기를 하고 체육활동을 하고 얼굴이 붉어져서 돌아오는 모습을 봅니다.

 

태수는 형을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할머니와 살고 있고, 외동이라 형제가 없다보니 남자 형제 경험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학생 형을 만나 하는 활동이 너무 좋은가 봅니다.

매주 금요일, 대학생 형을 만나는 날이면 태수는 한번도 늦은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도 태수와의 만남이 좋은지 항상 시간에 맞춰 도착하고 태수를 만날 때면 밝게 웃으며 맞이하고 즐겁게 활동을 이끌어 갑니다.

 

대학생 형에게 태수를 만나기 전 태수에 대해서 신경써줄 것을 요청한 부분이 있습니다. 대학교 4학년이어서 그런지 바로 이해하고 아이들을 대할 때 사랑과 따뜻함으로 자기의 줄 수 있는 것을 주고자 하는 태도가 관리교사인 저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매주 만나던 대학생 형과의 만남을 태수에게 물어보니 좋다고 합니다. 어느 날 마지막 만남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봉사도 자원해서 하는 대학생이어서 그런지 지원서를 넣은 곳이 서류가 합격해서 지방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져서 좋은 소식도 빨리오나 봅니다. 동행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태수가 너무 좋아하니 마지막 만남을 통해서 이별하는 방법도 알려주도록 부탁하였습니다. 그러자 대학생 형은 흔쾌히 없는 시간을 쪼개서 요일을 변경하면서까지 와서 태수와 마지막 만남을 갖습니다. 태수에게 설명을 잘하고 즐겁고 따뜻했던 형과의 만남이 마지막인 것을 알도록 했습니다.

 

 

이제 동행프로젝트 활동이 끝난 이후 태수가 다시 물어옵니다. “선생님은 언제 또 와요?” 태수가 많이 아쉬웠나 봅니다. 이 시간이 태호에게 정말 좋은 시간이었음을 다시금 느끼기도 했지만, 짧은 시간의 만남이 너무 아쉬웠음이 전달되어서 마음이 안쓰러웠습니다. 다음 학기에 다시 태수에게 동행프로젝트를 통해서 대학생 형을 연결해주어야겠다 생각하게 됩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동행프로젝트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동행프로젝트를 통해서 형편상 학원도 가지 못하고, 학습적인 부분의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이 눈에 띄다 보니 조심스레 1:1로 동행프로젝트를 운영했습니다. 짧은 기간이 얼마나 아쉬울 정도인지 태수를 통해서 많이 느끼게 됩니다. 한문의 ‘사람인(人)’자가 두 사람이 기댄 모습이듯 사람은 함께해야 합니다. 코로나로 홀로 있어야 하고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이 상황이 각박함을 느끼지만 동행프로젝트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따뜻한 사랑을 태호 가슴에 간직하게 된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 2020년 <코로나19 시대, 우리는 이렇게 '동행'했다!> 서울동행 활동후기 공모전 수상작(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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