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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6 | 조회수 : 2152

천지창조, 수학에 눈을 뜨다!


천지창조, 수학에 눈을 뜨다! 아주대학교 이정화

* 이 사진은 천지창조를 오마주한 사진이다. 그 이유는, 동행을 하면서 나도, 학생들도 '천지창조'급 변화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또한, 손가락을 맞대고 있는 포즈와 학생들이 학생을 들고 있는 포즈는, 멘토와 멘티가 서로 소통하는 동행, 그리고 서로 협동하는 동행 시간을 의미한다. 남고 특유의 활발함과 적극적인 태도를 반영한 사진이기도 하다.

나는 학교 선생님이 꿈이었다. 하지만, 입시전쟁을 치르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공대에 진학해있었고, 그렇게 꿈과 점점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던 중 '동행 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평소에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 처음에 긴장 반 설렘 반으로 교실에 들어갔는데, 남고생 5명이 똘망똘망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여대생이 남고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해 많은 긴장을 하고 갔지만, 내 '첫 제자들'은 나를 진심으로 선생님으로서 반겨주었다. 내 수업의 판서를 모조리 받아 적고, 수업시간에 집중도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들에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대답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어느새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닌 수학을 매개로 '소통'을 하고 있었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대부분이 수학에 흥미가 없는 친구들이다. 첫날에 그 사실을 알게 된 나는 수학을 좀 더 편하게 바라보는 법을 곰곰이 생각해보곤 했다. 나도 고등학교 때 수학을 5등급에서 1~2등급으로 올려본 경험이 있어서, 수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 상당히 많은 변화가 찾아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제를 대하는 태도, 중요 개념들을 '소통'하면서 매 수업을 준비했다. 또한, 중학교 개념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그 개념부터 짚고 다시 배우던 것으로 넘어 가는 방법도 사용하곤 했다.

그러던 중 중간고사 바로 직전 수업이었다. 학생들이 수업을 '한 시간 더' 해달라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수학을 굉장히 기피하던 친구들이었는데, 어느새 굉장히 '자기주도'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나는 학생들의 매주 발전하는 모습, 태도에 너무 뿌듯해서 점점 더 열심히 수업준비를 하게 되었다. 어느새 '동행'은 내 삶의 원동력이 되어 있었다.

또 어느 날 수업에서는 어떤 학생이 꽤나 풀이가 긴 문제를 3초 만에 풀었다고 하길래, 나와서 풀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신기한 방법으로 푸는 모습에  "이건 '천지창조'급 발전이야!" 하면서 그 학생을 무한 칭찬 해주었다.

이 사진의 칠판 내용을 보면 이 때 "학생답안 vs 해설답안" 비교를 하며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다. 매주 느끼는 거지만, 수업을 할수록 내 제자들은 수학을 보는 눈이 생기는 것이 보인다. 어느새 학생들은 동행 시간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기피하던 수학을 점점 느끼고 있고, 나는 동행이 요즘 내 삶의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서로에게 동행이 '천지창조'급의 파급력을 주는 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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